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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의 가장 큰 자산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에요

2026-08-29

"스무 살에 시작하면 마흔에 시작하는 사람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한쪽으로만 들으면 절반만 아는 겁니다. 오늘은 나머지 절반까지 같이 보겠습니다.

복리 — 이자가 이자를 낳는 구조

단리는 원금에 대해서만 이자가 붙습니다. 100만 원에 연 5%면 매년 5만 원씩, 10년이면 150만 원입니다.

복리는 다릅니다. 첫해에 붙은 이자 5만 원이 원금에 합쳐져서, 다음 해에는 105만 원에 대해 이자가 붙습니다. 이런 식으로 이자가 이자를 낳으면서 불어나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집니다. 같은 100만 원, 같은 연 5%라도 10년 뒤에는 단리보다 복리 쪽이 더 큽니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차이는 점점 벌어집니다.

시간이 길수록 복리의 힘이 커진다는 게 핵심입니다. 그래서 스무 살에 시작한 사람과 마흔에 시작한 사람은 같은 금액, 같은 금리라도 은퇴 시점의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스무 살이 가진 건 큰 원금이 아니라 긴 시간이고, 이건 나이가 들수록 다시 살 수 없는 유일한 자산입니다.

그런데 이 얘기를 한쪽으로만 하면 광고가 됩니다

여기서 멈추면 "일찍 투자하세요"라는 광고 문구와 다를 게 없습니다. 복리는 방향을 가리지 않습니다. 내가 빌린 돈에도 똑같은 원리로 작동합니다.

리볼빙이나 일부 대출 상품의 연이율이 15~20%대인 경우가 있습니다. 100만 원을 갚지 않고 그대로 두면, 다음 달엔 그 이자까지 포함한 금액에 다시 이자가 붙습니다. 저축의 복리가 시간이 지날수록 유리해지는 것과 정확히 같은 이유로, 빚의 복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무서워집니다. "이자가 이자를 낳는다"는 문장은 통장이 불어날 때는 축복이고, 빚이 불어날 때는 저주입니다. 같은 수학이 정반대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두 가지를 같이 기억해야 합니다

첫째, 저축이나 투자는 일찍, 꾸준히 할수록 복리가 유리하게 작동합니다. 큰 금액을 한 번에 넣는 것보다, 적더라도 오래 넣어두는 쪽이 복리 효과를 더 오래 누립니다.

둘째, 갚아야 할 빚 중에서 금리가 높은 것부터 우선적으로 정리하는 게 수학적으로 맞습니다. 연 3%짜리 학자금 대출을 서둘러 갚느라 연 18%짜리 리볼빙을 방치하는 건, 낮은 이자를 갚느라 높은 이자가 계속 불어나게 두는 셈입니다.

한계 — 이 설명이 안 맞는 경우

복리 계산은 "금리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가정 위에 있습니다. 실제로는 예금 금리도, 대출 금리도 시간에 따라 바뀝니다. 또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은 명목 계산이라, 3편에서 본 실질금리 개념을 같이 적용해야 정확한 그림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 편은 "무조건 빨리 투자를 시작하라"는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에는 원금 손실 위험이 따르고, 그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인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여기서 말한 건 복리라는 수학의 방향성이지, 특정 상품이나 전략에 대한 조언이 아닙니다.

1부를 닫으며

1편에서 5편까지, 내 손에 있는 돈 얘기를 했습니다. 어디로 새는지, 물가가 어떻게 갉아먹는지, 진짜 이득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흐름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시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까지. 다음 부에서는 이 돈에 매겨지는 "값" — 금리 얘기로 넘어갑니다.